줄거리
기자 겸 시나리오 작가로 그 이름을 알려온 에르막 투르스노프 감독의 눈부신 데뷔작. 때는 사람이 아직 동물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고 터키인들이 알라가 아닌 하늘신 텡그리를 모시던 고대의 어느 시절이다. 영화의 시작, 젊고 아름다운 켈린은 결혼을 하기 위해 꽃단장 중이다. 그녀의 아버지는 두 남자를 앉혀놓고 누가 켈린을 더 비싼 값에 사갈 것인지 흥정을 붙이고 있다. 한 가족의 핏줄을 잇는 자로서 여자는 가장 신비로운 존재이자 동시에 가장 값나가는 재산인 것이다. 결국 켈린은 연인인 메르기엔이 아닌 더 많은 돈을 낸 박타쉬에게 팔려간다. 이별의 슬픔도 잠시, 켈린은 곧 박타쉬와의 새로운 사랑을 즐기기 시작하지만 그들의 삶은 얽힌 실타래처럼 꼬여간다. 터키의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여성의 지혜와 힘이 충분히 그 힘을 발휘하던 시대의 삶과 죽음, 사랑과 욕망, 성과 규율의 이야기를 펼쳐내는 한 편의 신비로운 ‘영화 우화’다. (손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