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카메라 앞에 앉은 안경들은 자신의 시력에 대한 일상적인 기억을 꺼내기 시작한다. 언제부터 눈이 나빠졌는지, 처음 안경을 쓴 날의 기분은 어땠는지. 화제는 자연스레 오래 전 자신들 곁에서 사라진 ‘검은 뿔테 안경’으로 옮겨간다. 30 년 전 검은 뿔테 안경이 바다에서 떠오른 날, 그들은 모두 세상을 다르게 보게 되었다. 나이가 든 그들은 이제 안경이 없으면 세상을 보지 못한다. 안경은 때때로 불편하고, 벗어던지고 싶은 물건이다. 기억은 서서히 사라져 가는데, 검은 뿔테 안경은 수십 년 만에 땅속에서 솟아났다. 솟아난 안경은 그들에게 질문으로 돌아온다. 지난했던 시간을 다시 반복할 수 있느냐고. 안경들은 각자의 대답들을 꺼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