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대만 뉴웨이브를 대표하는 차이 밍량 감독의 신작. 아버지와 두 남매는 타이페이 외곽에 있는 숲과 하천 그리고 비 내리는 거리를 떠돌아다닌다. 낮이면 고급 아파트를 홍보하는 인간광고판으로 거리에 서 있는 아버지. 그 동안 아이들은 슈퍼마켓과 백화점을 돌아다니며 시식코너를 이용해 끼니를 때운다. 밤이 되면 가족은 버려진 빈 건물에 들어가 밤을 보내는 일상을 반복한다. 임시거처로 머무는 건물의 벽화에 마음을 빼앗긴 아버지. 그에게 한 여성이 다가온다. 이미지만으로 서사를 끌어가는 경지와 형식적인 새로움. 사라져가는 공간에 대한 비애와 차가운 도시에서 살아가는 고독한 인간에 대한 연민. 응시와 느림의 미학이 끌어내는 경이로운 순간까지. 차이 밍량 감독의 새로운 도전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 (2013년 제5회 서울국제건축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