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공동묘지의 선소리꾼 유노인은 전쟁때 고향인 이북에서 월남하다가 처자식을 눈앞에서 학살당했다. 단신으로 사선을 넘은 그는 갖은 고초끝에 공동묘지의 선소리꾼이 됐다. 공동묘지를 방황하던 여섯살짜리 옥이가 유노인의 딸이 되어 이제는 숙녀가 돼서 출가할 나이가 될때까지 독신을 지키면서 숱한 죽음을 본다. 가난한 죽음, 돈많은 호사스런 장례, 죽음이 젊은 연인들을 갈라놓는 슬픔, 그러나 애통도 원망도 죽음앞에서는 한낱 물거품이었다. 허다한 남들의 죽음을 봐오던 유노인도 어느날 잠들듯이 죽는다. 그는 평소 함께 일하던 달구지꾼들의 선소리를 들으면서 흙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