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의 숲>은 생태불안의 시대에 환경파괴와 사회적 불의에 저항하는 이들의 공모, 그리고 희망의 대가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들을 던진다. 갈등하는 주인공 엘렌은 실패한 무장혁명에서 도망친 운동가다. 그 도피는 혁명가 그룹의 리더이자 내면의 망령으로 기능하는 마농과의 조우로 이어진다. 영화는 환각의 숲에 진입해 실패의 기억들, 그리고 죄책감과 씨름하는 인물을 따라간다. 한 편의 꿈같은 심리적 부산물에 충실한 묘사로 산만한 전개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뒤포 라페리에르의 2D 애니메이션은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와 몽환적 색채, 실험적인 사운드를 통해 행동주의에 따르는 고통을 촉각적으로 옮긴다. 정치적인 것이 언제나 개인적임을 주장하는, 도전적이고 시각적으로 대담한 생태우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