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연쇄 강간범으로 체포된 남성이 자신은 다중 인격이라며 무죄를 주장한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내가 아니라는 주장은 정당한가. 지난한 법정 싸움의 막이 오른다. 실화 바탕의 작품.
《테이큰 2》의 올리비에 메가통 감독이 장편 영화에서 보여준 감각을 살려 연출한 범죄 수사 다큐 시리즈. 밀리건의 가족과 친구, 의사를 비롯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려 노력했던 사법 기관 담당자들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인터뷰를 영화적 연출로 담아내 몰입도를 높였다. 기록적인 평결 이후 40년 넘게 지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던진다. 빌리의 행동은 정말 다중 인격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을까? 아니면 다중 인격은 자기도취에 빠진 영리한 소시오패스가 고안해 낸 편리한 구실이었을까? 사람들을 사로잡는 범죄자들이 유명세를 이용해 얻는 이득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가? 무죄로 풀려난 빌리가 더욱 잔혹한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은 없었을까?
1977년,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연쇄 강간 사건이 발생한다. 얼마 안 가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지내던 청년 빌리 밀리건이 피의자로 체포되는데,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 전과자로 드러난다. 그런데 범인으로 지목할 만한 증거가 넘쳐남에도 빌리는 범행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심지어 갑작스럽게 다른 사람이 된 듯 행동하기도 한다. 이후 여러 정신과 의사에 의해 다중 인격 장애(현재는 해리성 정체 장애로 지칭) 진단을 받은 그는 분석 끝에 24개의 다른 인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진다. 사건에 대해 미 전역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법정에서는 사상 최초로 다중 인격 장애를 근거로 한 전략적 변호가 펼쳐진다. 결국 빌리는 정신 질환에 의한 무죄 판결을 받는다. 하지만 이것은 길고 긴 싸움의 시작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