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996년. 이른바 콜라 전쟁이 극에 달할 무렵이었다. 셀럽들을 동원한 펩시의 광고 공세에도 불구하고 코카콜라가 여전히 시장점유율 부동의 1위를 지키자, 업계 만년 2등 펩시는 전례 없는 대대적 마케팅 캠페인을 전개하기로 한다. 일명 ‘펩시 스터프. ’ 얼마 후 악명을 떨치게 될 경품 행사였다. 내용은 이랬다. 펩시를 구매하면 ‘펩시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포인트가 쌓이면 그에 상응하는 경품을 받을 수 있다는 것. 경품은 선글라스, 가죽 재킷... 그리고 어쩌면 해리어 제트기? 펩시 회사의 임원들은 군용 전투기의 천문학적인 ‘가격’으로 미루어 볼 때 소비자들이 제트기라는 경품을 농담으로 받아들일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경품 받기에 도전해 가볍게 생각한 이들의 허를 찔러야겠다고 결심한 이가 있었으니 바로 대학생 존 레너드. 존은 함께 등반하며 우정을 쌓은 토드 호프먼의 도움(과 투자)을 얻어 최고의 경품을 받아낼 계획을 세운다. 애초에 진짜로 줄 생각이 없었던 경품이라고 해도 말이다. 경쾌하고 거침없는 스타일에 90년대 중반의 음악과 문화가 진하게 배어나는 《펩시, 내 제트기 내놔! 》에서는 당사자인 레너드와 호프먼, 펩시 광고 크리에이티브 팀뿐만 아니라 해당 사건과는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뜻밖의 유명인들도 등장해 전투기를 받겠다고 펩시사에 소송을 걸어 새로운 세대의 영웅으로 등극한 한 청년의 전설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